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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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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진도군 임회면 십일시 마을에 사시는 김씨 할머님은 텃밭에 향기가 나는 토종 마늘을 60년이 넘도록 키워오고 있다. 쪽마늘로 불리는 이 마늘은 김씨 할머님이 20살 때 시집 와서 시어머니에게 물러 받아서 키워 오고 있는 것이다. 시할머니 때도 키웠다고 하니 그 집안에서만 몇 대를 거쳐 내려온 것이다.

 

한 집안의 역사성이 배여 있는 이 마늘의 상품성은 높지 않다. 구근당 인편 수는 10개(10쪽)가 넘으며, 개개의 인편은 크기가 작고 가볍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도 적어 상업적으로 재배하기에는 마땅치가 않다.

 

상품성이 높지 않는데도 김씨 할머님이 재배하는 이유는 딱하나이다. 도시에서 사는 자녀분들이 찾기 때문이다. 자녀분들은 어렸을 때부터 먹어 왔던 이 마늘에 대해 향이 좋고 맛있어라 한다. 김씨 할머님 집안에서 이 마늘은 그 집안의 추억이 담겨져 있는 소중한 식재료로서 가치를 지니며 전해져 왔지만 김씨 할머님과 운명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에는 김씨 할머님이 텃밭에 가꾸고 있는 재래종 마늘처럼 토종의 종자들이 아직 남아 있지만 어르신들의 고령화와 더불어 대부분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것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 및 관리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김씨 할머님이 가꾸고 있는 마늘은 분구가 많아 생산성 저하뿐만 아니라 가공에 손질이 많이 가는 등 이용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좋은 향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육종자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마늘에 함유된 성분 중에는 개량종 마늘에 비해 몸에 유익한 것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함유되어 있을 수도 있다.

 

분구가 많이 되는 것은 용도에 따라 장점이 될 수 있다. 마늘을 다져서 이용할 때는 인편이 큰 것이 좋지만 과메기 등을 먹을 때는 향기가 좋고, 인편 1개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크기의 것들이 좋다.

 

과메기는 추운 겨울에 청어나 꽁치를 끈에 꿰어 3-10일 동안 찬 바다바람에 말린 경상북도 포항의 특산물이며, 11월-1월이 제철이다.

 

과메기를 먹는 기본적인 방법은 초장에 찍은 한입 크기의 과메기를 생미역에 싸서 먹는 것이다. 취향에 따라서는 생미역 대신 굽지 않은 김, 배추 또는 상추에 생마늘, 생파, 고추 등을 곁들여 먹기도 하는데, 생마늘의 이용도가 높다.

 

과메기를 먹을 때 생마늘은 굵은 것의 경우 쪼개야 하는데 비해 진도의 쪽마늘은 작기 때문에 쪼개지 않아도 된다. 향기가 좋아 과메기의 비린내를 상쇄시키면서 풍미를 돋구어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한다. 기존의 대중적인 용도에서 진도 쪽마늘은 이용성이 낮지만 과메기의 식용에 사용할 때는 그 가치와 과메기의 풍미가 더해지는 것이다.

 

제철을 맞이한 경북 포항 과메기와 향기가 나는 전남 진도 토종 쪽마늘의 조합. 그 조합은 잘 사용하면 새로운 가치의 생성에 의해 사라져 가는 진도의 토종마늘을 살리고 과메기의 매력을 높여 상생과 소비확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진도의 쪽마늘을 비롯해서 토종 작물은 이처럼 기존의 용도에서는 이용가치가 낮더라도 새로운 용도에서는 그 이용성과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여지가 많고, 육종 자원적 가치 또한 크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쓰임새에 대비해 토종 종자를 적극 지켜나가는 것과 함께 용도 발굴 및 활용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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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9, 2020 at 06:2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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